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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내 머릿속에 가득찬 것들

좋은 넛지(nudge)의 예 : 티맵

운전을 처음 시작한 8년전부터 줄곧 김기사가 전신인 카카오내비를 써왔다. 현재 나의 위치를 기준으로 동서남북이 반영된 벌집 모양의 저장장소 목록이 마음에 들었다. 주행중 UI도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것만 보이는 정도의 간단함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새로 가는 장소로 갈 때 아주 잦은 빈도로 해당 장소(건물)의 주차장 입구를 못찾아주고 목적지가 해제되고 안전주행모드로 바뀐다. 새로 가는 장소이니 만큼 주변의 교통 상황, 일방통행 여부 등 잘 모르는데 말이다. 이에 불편함을 느끼는 와중 지인이 티맵을 쓰면 주차장 입구까지 잘 안내해준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이를 계기로 속는 셈 치고 설치해서 약 2달 정도 쓰고 있다.

새로 가는 장소의 주차장을 잘 찾아주기도 하지만 재밌는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운전 점수가 그것인데, 보험을 갱신할 때마다 다이렉트 보험사 사이트에서 티맵의 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준다는 내용을 많이 봤얼던 것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 요소가 내비를 켜고 운전하는 사람에게 단순히 제휴 혜택 뿐만 아니라 운전 습관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음을 스스로 깨달았다.


이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해 의식, 무의식 상관없이 “급가속, 급감속, 과속”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랬다고 한 것 치곤 아래 기록을 보면 과속 회수, 거리가 적어보이진 않다. 근데 100점임... ㅋㅋ


누구 보라고 쓰는 글은 아니지만 공개된 글이라 굳이 설명을 해보자면 서울-양평을 매일 오가며 편도2차로의 길이 많은데 추월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각보다 자주 있어 속도를 높여 과속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급감속은 갑자기 나타난 무단횡단자, 끼어든 차량 때문에 발생한 것.

여튼 저 과속 기록도 만약에 티맵의 운전 점수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 실제 과속한 회수, 초과 속도, 과속 주행 거리가 저것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란 것이다.

괜히 “야간 주행” 자체가 감점 요인이 된다고 하니 더 빨리 일을 끝내고 서둘러 퇴근하려고 하기도 한다.

이것은 넛지의 좋은 예가 되는 것 같다.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좋은 넛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데 좋은 넛지를 만들어 제품에 활용하면 현재 오르고 있는 봉우리를 넘어 그 다음 더 높은 봉우리로 올라갈 기반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나는 “김민기 - 봉우리”라는 곡을 요즘 자주 듣고 있다.

지금 내가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에서는 어떻게 사용자로 하여금 스스로는 눈치채지 못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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