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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내 머릿속에 가득찬 것들

원래 오늘이 이삿날인데, 눈 온다고 이사 안 한 업체

우리 나라 사람들은 워낙 이사를 많이 한다.


그래서인지 이삿짐 업계의 생태계가 참 별로다.


별로인 점을 정리해보면

1. 견적내는 사람과 작업하는 사람이 다르다.

2. 현장에 도착하면 각종 명목으로 웃돈을 요구한다. (목욕비, 수고비, 식사비, 작업이 어렵다 등)

3. 계약서는 종잇장에 불과하다.

4. 4-5명 오면 항상 투덜대는 사람 한 명씩 꼭 있다.

5.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견적내는 사람은 발을 뺀다.


오늘은 역대 이사중 최악이었다. 결론적으로 이사를 진행하지 못했으니까.


나름 업계에 새로운 이름으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업체이고 열심히 잘 하는 것 같아서 맡겼더니, 오늘 아침에 눈이 좀 내린다고 작업이 힘들어서 돈을 더 달래더라.


오케이, 그래서 줄 수 있는 정도까진 주겠다며 작업을 해달라고 했다.

근데 눈이 너무 많이 오고 옮기다가 사람이나 가구나 다칠 것 같다며 못하겠단다. 이유를 물어보니 결론은 돈이었다. 돈을 더 주면 기쁜 마음으로 일 하니까 덜 다치는 게 있는 모양이다. (내 추측)


견적 낸 사람이랑 현장에 온 팀장이랑 몇시간을 얘기해서 끝내 오늘은 안 하고 돌아갔다.

오늘 잔금 치루는 날인데 그것 못해서 2군데의 부동산에 양해를 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위약금 관련한 문제 등으로 수십번 통화를 주고받고 새벽부터 짜증과 화가 치밀어 오른 날이었다...


결론은 원래 하기로 했던 업체와 오늘 현장 방문한 팀장의 팀이 처음 말한 견적에서 추가금을 더 내고 "내일" 그대로 하기로 하였다. 오늘 특히 불평불만이 많았던 한 아줌마와 한 아저씨는 다른 사람으로 바꿔준단다.

그런데 불안과 걱정이 가시질 않는다. 오늘 그렇게 불평불만하며 돈 더 받을 생각만 한 사람들이 내일이라고 달라질까. 울며 겨자먹기로 한 번 더 믿고 하긴 한다마는...


그 와중에 업체를 바꾸려고 내일 당장 이사할 업체를 물색해봤는데 생각보다 옵션이 좀 있었다. 역시 네이버 지식인의 힘은 대단하다. -_-;;

근데 다른 업체에 문의하면서 원래 업체가 오늘 눈 와서 이사 안 하고 갔다고 하니 '그런 경우는 처음이다.' 라는 반응이 가장 먼저 나왔다.


나도 너무 황당해요.


내일은 제발 아무일 없기를... 오늘 이사 때문에 낸 내 아까운 연차는 어떻게 보상받나. 심지어 내일 또 내야함.


내일 이사하는 것 지켜보고 업체 이름을 공개하고 계약서와 녹취한 통화내용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권리를 행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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