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인연을 부르는 걸까요? 인연은 커피를 부르는 걸까요?
요즘은 인연이 커피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네요. 어떻게 보면 커피가 인연을 부르고..
닭이 먼전지 달걀이 먼전지 따지는 거랑 비슷한 느낌인걸까요? ^^;;
저는 전문적인 바리스타(barista)도, 커퍼(cupper)도 아닙니다. 그저 커피를 좋아하는 한 커피러버(coffee lover)일 뿐입니다.
커피 맛도 모르구요.. 그저 남들처럼 에스프레소 마시고, 아메리카노를 즐기며, 커피와 함께하는 대화가 즐거울 따름인 겁니다.
하지만, "맛"없는 커피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건강하지 않은 커피"는 싫어합니다. "그냥" 커피는 마시다가 남겨버립니다.
그런 저에게 얼마전, 정말 오랜만에 쉬지않고 마시고 싶은 커피가 찾아왔습니다. 인연과 함께요 ^^
ㅇ 마감을 끝낸 (평소엔 문을 닫았을 시간이지만) 그 가게에는 이제 퇴근하려는 바리스타 두 분이 계셨습니다.
늦은 밤이라 죄송해서 그냥 가려고 했지만, 인연이라는 것은 저를 그 곳에 계속있게 해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정말 우연하게와 동시에 필연적으로 진짜배기(제가 부르는 ^^;;) 커피를 마셨습니다.
ㅇ 트리플 리스트레또로 추출된 그 한 잔의 에스프레소와의 첫 만남.. 코에 당신을 머금은 그 순간은 제가 "커피"를 처음 마주했던 때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 짠한 감동과 전율... 진짜배기를 마시지 않은 사람은 아마 모를겁니다. 진짜 커피는 어떤 것인지를..
여담이지만 저는 운이 좋은 놈이라 커피녀석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도플갱어녀석 따위를 만나지 않았습니다. ^^; 다시 돌아와서, 당신에게 하는 첫 입맞춤에서는 당신 특유의 부드러움과 알딸딸함, 첫 사랑에 빠진 소년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이건 좀 과장인가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주 강렬하고,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죠. 당신과의 헤어짐은 아주 달콤했습니다. 쌉싸름한 이별은 당신을 따라하는 도플갱어녀석들을 만날 때나 하는 거지요. 다음에 다시 만날 당신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르며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그 때 바로 상상되는 것입니다.
ㅇ 커피? 인연? 어쩌면 둘 다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넌지시 던져봐도 될까요? 안 된다면 조심스럽게 꺼내보는 건요? 그것마저 안된다면 당당하게 내어놓겠습니다! 누가 뭐라든 말든 상관않고요, !
ㅇ 당신을 저에게 보내주신 두 바리스타님에게 정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인연에게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