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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0 수영장 트라우마

오랜만에 양평군민회관에 있는 수영장에 다녀왔다.

지난달에 몇번 친구와 서울에서 주말 아침 수영 몇번을 했는데 너무 좋았었고, 2년전 코로나 때도 잠깐 양평군민회관에 있는 수영장을 다닐 때 좋았던 기억이 있었다.

이 수영장에서 한 달에 여러번 나에게 수영등록기간 안내 문자를 보내오곤 했는데, 이번에 유난히 눈에 띄어서 2월 말에 방문하여 3월 20일부터 3월 말일까지 이용할 수 있는 2주짜리 정기권(?)을 끊었다.

오늘이 그 첫날이었는데, 수영을 잘 하고 나와서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

08:10 쯤 도착하여 입장을 했다. 입장할 때 수영장 회원카드를 분실했다고 카운터 안쪽의 직원분(직원1)께 말씀드렸는데 지금 카운터 언니(?)(직원2)가 없으니 그냥 들어가고, 나올 때 다시 얘기해달라고 해서 알겠다고 하여 키 받고 들어갔다.

08:55 쯤 수영을 끝내고 나와서 샤워를 하는데 옆에 웬 아주머니 한 분이 들어오시는 것이었다. 그 아주머니는 날 못봤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보고 나서 내가 잘못왔나(?)라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수영장 입장할 때 샤워실에 놓고 간 내 가방이 그대로 그 남자 샤워장 안에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저 아주머니가 잘못 들어왔으려니 싶어서 여기 남탕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그 분도 당황하시면서 "카운터에서 여기 와도 된다고 했는데..." 라고 하시며 후다닥 나가셨다.

이때까지만해도 아주머니가 잘못 들어왔거니 싶어서 별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몇분 뒤 샤워장 위 탈의실에서(샤워장이 지하2층이라면, 탈의실은 지하1층)에서 여자 직원분(직원2)이 "계세요?" "회원이세요?" "왜 아직 안 나오셨어요?" 라고 소리치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뭔가 상황이 이상해진 것 같고 기분이 찝찝해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밖에 나가보았다.

그러자 직원1 분이 내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는지 내가 탈의실 밖을 나가자마자 왜 아직 안 나왔냐고 다시 물어봤다. ㅠㅠ

나는 왜 9시까지 나가야 하냐고 물어봤고, 직원1 분은 9시부터 12시까지는 남자가 출입금지라고 알려줬고, 카운터 한 구석에도 9시부터 12시까지는 남자 출입 금지라고 적혀있는 안내 자료가 있었다.

진작 알았더라면 나도 일찍 나왔을텐데 ㅠㅠ

왜 그런 해프닝이 생겼는지를 살펴보니, 내가 회원카드 없이 입장을 하게 돼서 남자 탈의실/샤워실에는 모두가 퇴장을 한 것이라고 직원2분께서 판단을 했던 것이었다. 나는 2년 전에 남자/여자 아예 분리 운영하던 코로나 상황에서 이 수영장을 잠깐 2~3달 다니다가 오랜만에 갔던 것이어서 9시~12시에는 남자가 출입금지인 것을 몰랐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너무 당황스러워서 나도 "몰랐어요" 라고 하고 그 해프닝은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지만 나에게는 작지 않은 트라우마가 된 것만 같다.

그 아주머니도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근데 나도 너무 당황스러웠고 충격이 가시질 않는다. ㅠㅠ

 

내일부터는 그냥 더 일찍 7시쯤 가서 8시쯤 나와야겠다...

 

그러나 똑같은 돈을 내는데 남자는 9시부터 12시까지 출입 금지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양평에 사는 남자들 중 수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9시 출근을 하는 직장인이어서 애초에 금지시키지 않아도 남자가 별로 없을 것 같긴 한데, 왜 금지를 하는지?

그리고 한 발 양보하여 여성들의 편의를 생각하여 배려하는 차원에서 운영 시간 구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왜 남자 탈의실에 여자가 들어가게 하는 것인가?

여자 탈의실이 어떻게 생긴 건지 모르겠지만, 남자 탈의실에는 수십개의 라커가 있어서 라커가 부족한 이유는 아닐 것 같은데.. 샤워장의 샤워기도 약 8개 정도 있는데 사람도 적은 양평 수영장에서 8개면 충분하지, 왜 굳이 남자 탈의실을 이용하도록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납득이 되질 않는다.

 

빨리 이 정신적인 충격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ㅠㅠㅠㅠ

그래도 아침 수영을 한 것 자체는 뿌듯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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