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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내 머릿속에 가득찬 것들

새로운 취미

결혼 생활과 별개로, 날이 갈수록 혼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무릎도 다쳐서 그 좋아하는 축구도 당분간 아예 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내면에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 때문에 공허함, 허전함이 느껴지는 때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 때문인지 원래도 잡생각이 많기도 했지만 나 스스로를 탐구하기 위한 여러 생각과 옛 철학자들의 생각들을 찾아보며 보내는 시간도 덩달아 늘어났다.

그러나 답이 나오지 않는, 나올 수 없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아무리 생각해봤자 시간을 흘려보내는 건 가능했지만 공허함, 허전함은 나의 내면에서 바깥으로 흘러나가지 않았다.

그러다 사람들을 찾아다녀보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이란 것도 해보고, 전문가에게 상담도 받아보고 아내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다. 이런 노력들 덕분일까, 예전보다는 내 마음 상태가 훨씬 안정적이고 편안하며 단단해진 것 같다고 느끼고 있긴 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나의 3가지 종류의 고뇌는 이따금씩 나를 괴롭힌다. 이 고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혼자서 할 수 있는 고상한 취미를 가져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오늘 어떤 계시를 받은 것 마냥 유튜브를 틀고 종이와 볼펜을 들어 ‘나중에 볼 목록’ 에 있는 펜 드로잉으로 나무 그리기라는 영상을 보며 마음 가는대로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이걸 하는 동안에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이 없어져서 아주 기분 좋은 경험이 됐다. 이게 내 새로운 취미가 될지는 나의 지극히 게으른 꾸준함에 따라 달렸지만 웬지 앞으로 자주 이걸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올해 2월에 시작한 홈트레이닝 운동도 나의 마음 안정에 도움이 되고 있긴 하지만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오히려 그 3가지 고뇌를 떨쳐내기 위해 발악하는 내 자신이 오롯이 느껴져서 더 힘든 점이 있다. 이에 반해 나무를 그리는 동안에는 오로지 나무를 그리기 위한 선과 손에 몰입이 되기 때문에 나에게 아주 좋은 활동임에는 틀림없다.



나라는 사람은 무얼 하나 꾸준하게 하는 게 없던 사람이었는데, 직장생활과 홈트레이닝 운동, 다쳐서 쉬고있는 운동은 나 스스로도 놀랄만큼 꾸준히 하고 있다.

이 그림 그리기 취미도 꾸준히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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