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생각없이 떠나는게 제맛

한달 유럽 여행이 끝났다. 그리고 다시 일상.

어제 귀국.

로마에서 약 6시간의 레이오버를 여정의 마지막으로 딱 한 달간의 여행이 끝이 났다.


오늘 아침부터 할 일이 쌓여있어, 아침 9시에 일어나려고 알람을 켜뒀는데 알람 소리를 한 두번 듣긴 들었는데 옆에서 자고 있던 아내가 꺼버렸다. 그래서 나도 더 잤는데 일어나보니 오후 1시 15분... 잠결에 시계가 고장 난 건지 잘못 된 건지 알아내는 것도 귀찮아서 다시 잠들기로 했다. 곧 옆에서 아내도 일어났는데 아이폰 시계를 보고 벌써 2시가 다 되어 간다고 했다. 끝내 일어나 확인해보니 정말 오후였다. 약 12시간 내내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게 말로만 듣던 시차 적응(?)인건가 싶기도 하고 그냥 피곤해서 그런건가 보다 하며, 하지 못한 일정(세차, 식사, 목욕탕)을 소화하기 위해 부랴부랴 세차를 맡기고 식사를 했다. 세차 예약 시간에 늦어서 차를 오늘 못가져 올 것 같아서, 목욕탕은 포기하였다. 원래, 세차하는 동안 근처 사우나에 가는 게 우리 부부의 낙인데...

이후 아내는 집으로, 나는 아내가 운영하는 사무실이 멀쩡한 지 확인하러 갔다. 일단 결과적으로는 멀쩡했다. 수도계량 관련 예정된 쪽지와 함께 1달 동안 닫혀있던 셔터가 나를 맞이하였다. 뻑뻑한 셔터를 이상한 자세를 취해가며 나름 신기록의 빠른 속도로 올리고, 쪽지를 뜯어 주머니에 넣고 문을 열었다. 오랜만 인 듯, 어제도 왔던 것 같은 느낌이 동시에 나를 휘감았다.

내려 놨던 각종 전기 기구들을 켜고, 환풍기도 틀어놓고 청소를 했다. 청소를 하며 액정이 깨져버린 아이폰을 다시 전에 쓰던 아이폰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여행 중 아내가 체코 프라하에서 아파서 병원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와 관련해 여행자 보험을 가입한 게 있어 보험금 청구를 위해 서류를 스캔하는 작업도 했다. 여권도 복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단 그건 거기서 멈추었다. 이것 저것 하고 있는데 아내가 배가 고프고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하여 동네에 있는 떡볶이 집에 갔다. 떡볶이를 주문하는데 아내에게 어떤 전화가 왔는데, 세차를 맡긴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틀고 청소 작업을 하고 있는데 문이 잠겼단다. 작년에도 한번 그런 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그 땐 마침 내가 근처에 있어서 금방 문을 열 수 있었지만 이번엔 후암동에서 광흥창역으로 또 다시 가야했다. 떡볶이를 포장해서 아내를 먼저 집으로 보내고, 떡볶이를 먹고 있으라하고 난 다시 문을 열어주러 갔다. 세차 중인 문을 열어주며 내가 갖고 있던 차키도 같이 맡겼다. 또 그런 일이 생기면 또 가기 너무 귀찮을 것이었기 때문에 차라리 그렇게 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 아내와 함께 에어컨을 시원하게 켠 침대 위에서 요즘 한국에서 인기 있다던 "효리네 민박"을 보며 떡볶이를 먹었다.  1년 넘게 살면서 이 떡볶이 집 떡볶이는 처음 먹어 봤는데,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이렇게 다시 일상이 찾아왔다.